본문 바로가기

끄적임

그리움.

반응형

그.리.움.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는 이 단어가 얼마나 가슴 아프고 무겁게 다가오는 지 알 것이다.

 

그녀가 떠나간지 만 2년이 되었다.

 

나의 베스트 프렌드이자, 조력가이자, 가장 나를 잘 아는 사람.

내 잘못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꾸짖고 상처를 보듬아 줄 수 있는 사람.

 

그녀는 나에게 그렇게 큰 존재였다. 

어렸을 땐, 세상 그 어떤 여자보다 제일 예뻐 보였고, 늘 내가 따라하고 싶었던 워너비의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가 2년 전, 내 곁에서 영영 사라져 버렸다.

 

 

"이번 주 주말을 넘기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라는 그 날의 의사의 음성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가슴이 쿵, 하고 몇 번이나 내려 앉았었는지 모른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이런 말을 들으면 대부분 바로 엉엉 울던데.., 현실은 그와 많이 달랐다. 너무나 받아들이기 힘들고 슬픔의 강도가 상상 초월이어서 머리가 멍해 지면서 눈물은 흐르지 않았다.

 

현실감이 사라져 버린 상태. 머리가 백지장이 된다는 말이 비로소 어떤 의미인지 확실하게 알게 되어버린 그런 느낌.

 

장례식 후,

이제 그녀가 내 삶에 없다. 불러도 대답해 주지 않고, 톡을 보내도 답을 받을 수가 없다.

그래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잘 이겨 냈다. 임종을 지켜보는 그 기간 동안에 수없이 울었고, 장례식을 치르면서도 많은 눈물을 토해 냈다.

그래서 그랬는지, 장례식 이후에는 내가 상상했던 나의 모습 보다는 조금 더 씩씩한 모습으로 일상생활에 돌아왔다.

그녀도 아마 그걸 바랬으리라.

 

 

하지만, 깊은 그리움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불쑥 불쑥 나오기 시작했다.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가는데, 지나가는 어떤 여자가 그녀의 엄마와 통화를 한다.

"어 ~ 엄마! 나 이제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가는 중~"

 

마트에서,

내 앞에서 다정하게 팔짱끼며 장을 보는 모녀를 보았을 때.

 

맨날 그렇다는 건 아니다. 맨날 그러면 못 산다.

 

그저,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가다가, 장을 보다가, 쇼핑을 하다가, 산책을 하다가

평범한 일상 중에 누군가의 너무나 당연한 한 컷이, 나에겐 무섭도록 시리게 다가올때가 있다.

 

그런 날은...

 

잠을 쉬이 들기 어려워진다.

 

 

 

 

 

 

 

 

 

 

 

 

사랑합니다.

보고싶습니다.

 

정말 많이...

그립습니다.

 

 

엄마.

 

 

반응형